“자연을 지키고, 일회용품도 줄이고... 전기차가 딱이네”...설악산에서 만난 에코 캠핑

25-06-10 08:46    |     Comment  0

7일 오후 설악동 야영장 B구역. 100여 대의 전기차가 질서정연하게 늘어선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텐트마다 연결된 전선들이 차량으로 이어지고, 조리 연기가 피어오르는 곳마다 전기차가 자리하고 있었다. 엔진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이곳에서 전기차 V2L(Vehicle to Load) 기술로 새로운 캠핑 문화가 펼쳐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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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회 환경의 날 기념 전기차 캠프 축제


제30회 환경의 날을 기념해 환경부와 전기차사용자협회가 공동 주최한 ‘EV 에코 캠프(EV ECO CAMP)’가 6일부터 8일까지 강원 속초시 설악동 야영장에서 열렸다. 전기차 활용 캠핑 100팀과 일반 캠핑 100팀 등 총 200팀이 참가한 이번 캠프는 환경의 날 기념 행사의 부대행사로 진행됐다.


7일 개막식에는 류필무 환경부 대기미래전략과장, 고재홍 속초시 친환경과장, 현병관 설악산국립공원 사무소장, 정종선 한국자동차환경협회장, 김성태 한국전기차사용자협회장, 권기환 현대자동차 상무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전기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이동식 에너지 허브' 역할을 했다. 행사장 곳곳에 마련된 부대시설 부스에는 패밀리 놀이터, 자전거 발전소, 커피박 키링 만들기, 화분 만들기, 양말 인형 만들기 등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가 준비됐다. 특히 패밀리 놀이터에 있는 리듬 게임과 사격 게임은 전기차 캠핑 축제 답게 전기차에서 V2L로 전기를 공급해 사용했다. V2L은 전기차 배터리에 저장된 전력을 외부 기기에 공급하는 기술이다.


일반 캠핑장은 600W 이하 전력만 사용할 수 있어 여름과 겨울철 에어컨이나 히터 사용이 어렵다. 이 때문에 캠퍼들은 소형발전기를 가져오지만 화석연료 사용으로 탄소배출과 소음 문제가 발생한다. 반면 V2L은 3.5kW 출력으로 캠핑의 난이도를 크게 낮춰준다.


◆요리대회부터 충전까지, V2L의 무한 활용


48개 팀이 참가한 ‘이볼브팟(EVOLVE POT) 멀티쿠커’ 요리대회가 가장 눈길을 끌었다. 1인용 조리도구인 멀티쿠커는 보관 시에는 콤팩트하지만 사용 시에는 가열판과 냄비로 분리돼 고기를 굽거나 라면, 찌개를 끓일 수 있다.


48개 팀이 만든 요리가 한자리에 모이자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맛있는 음식 냄새가 풍기는 가운데 참가자들과 어린이들의 기대감이 역력했다. 심사가 끝난 후에는 모든 참가자가 함께 요리를 나눠 먹으며 화합의 시간을 가졌다.


에코 캠핑에 참가한 이원재 씨는 “일반 캠핑에서는 다른 옆 팀과 같이 어울리는 경우는 없고 내가 아는 지인하고만 같이 어울리는데 여기서는 함께 하다 보니까 더 돈독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가족은 이번에 멀티쿠커를 사용해 튀김을 만들어 봤다”며 “지금 나온 요리들을 보니까 굉장히 다양하더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캠핑의 가장 큰 우려사항인 배터리 소모 문제는 이동식 충전차량으로 해결됐다. 에바(EVAR)와 일렉베리(ELECBERY)의 이동식 충전차량 3대가 현장에서 충전 서비스를 제공했다. 참가자들은 예약을 통해 정해진 시간에 충전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고, 정부 시범사업으로 올해 시행 예정인 이동식 충전 서비스가 실제 캠핑 현장에서 효과를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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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품 안 쓰기가 기본’ 친환경 실천


“전기차 에코 캠핑은 매연을 뿜는 자동차가 없어서 공기가 더 좋은 것 같아요” 아버지와 함께 캠핑을 온 한지원 어린이의 말이다. 어린이의 순수한 관찰이 이번 행사의 친환경적 의미를 정확히 짚어냈다.


김성태 전기차사용자협회 회장은 “전기차 에코 캠핑의 가장 핵심은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요한 것은 쓰레기를 최소화하고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다회용품을 쓰게 하는 등의 원칙을 지켜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참가자들도 이를 체감하고 있었다. 한 참가자는 “전기차 에코 캠핑이기 때문에 담배나 음주도 자제하는 분위기”라며 “일회용품을 최소한으로 쓰고, 한 번 쓴 것도 더 닦아서 재활용하며, 분리수거도 더 철저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열린 플리마켓에서는 참가자들 간의 나눔 문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한 참가자는 “그동안 아이들과 캠핑 많이 다녔는데 아이들이 크면서 용품들을 바꾸게 됐다”며 “그중에 침낭이나 테이블 이런 것들은 아직도 쓸만해서 나눔도 하고 저렴하게 판매하려고 다양하게 준비해 왔다. 다들 즐거워해 주셔서 좋았다”고 덧붙였다.


◆환경부 ‘전기차 활용 새로운 모델 제시’


개막식에 참석한 류필무 환경부 대기미래전략과장은 이후 늦은 시간까지 행사 부스를 돌아보며 캠핑장을 둘러봤다. 전기차를 이용하는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청취하고 관련 업체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을 가졌다.


환경부는 이번 행사를 통해 전기차에 대한 인식 개선과 함께 친환경 캠핑 문화 확산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V2L 기능을 활용한 실용적 사례를 통해 전기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생활 전반의 친환경 플랫폼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한국전기차사용자협회는 2018년부터 매년 에코 캠핑을 개최하며 전기차 보급 확산과 친환경 캠핑 문화 정착에 앞장서고 있다.


설악산 자락에서 펼쳐진 3일간의 에코 캠핑은 전기차가 제시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가능성을 현실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조용하고 깨끗한 캠핑장에서 들려온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전기차가 열어갈 친환경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전해주는 듯했다.


출처 : 전기신문(https://www.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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