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난해 유일하게 전기차 판매 전년 대비 역행”

24-02-23 18:11    |     Comment  0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지난해 전 세계 주요 국가 가운데 한국의 전기차 판매 대수가 유일하게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업연합포럼(KIAF)은 22일 ‘전기차 시장 진단 및 발전 전략’을 주제로 ‘제47회 산업발전포럼’을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 참여한 강태일 한국산업연합포럼 수석연구원은 주제 발표를 통해 주요 국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 현황 집계치를 제시했다.


강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지난 몇 년간 68~123%의 성장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누적 판매 대수는 1066만대로 전년(누적 814만 대) 대비 31.1%의 위축된 성장세를 기록했으며, 특히 이 가운데 한국은 유일하게 전년 대비 판매 대수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강 수석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전기차 판매 대수는 모두 16만7214대로 전년 대비 4.3% 줄었다. 이는 미국(49%↑), 중국(25%↑), EU(38%↑), 일본(46%↑)이 여전히 성장세를 보이는 것과 상반된 추이다.


강 수석연구원은 “전기차 시장 위축 요인으로는 우선 전기차의 얼리 어답터에서 대중화 단계 진입, 판매량 증가에 따른 각국의 구매 보조금 폐지·삭감, 충전시설 부족과 고장 등 운영 편의성 미흡, 배터리 안전 문제 부각 등을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전기동력화는 강화될 전망”이라면서 “보조금 축소·가격경쟁력 약화는 규모의 경제와 저가 배터리 사용, 기술 축적 등으로 장기적으론 해소될 것”이라며 “충전 인프라 부족 문제는 표준화, 기술 축적, 충전 방식 개선 등으로 해소되고, 배터리 안정성 문제도 기술개발로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 회장은 “배터리 광물개발과 소재산업 육성,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에 대한 지원 확대를 통해 전동화 경쟁력을 보강해 시장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장기적으로 중국 전기차의 국내시장 장악이 불가피해질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윤경선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상무도 이어진 지정토론에서 “2030년 정부 보급 목표(전기차 420만대, 수소차 30만대) 달성을 위해선 매년 60만 대의 전기차 보급이 필요하지만,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16만대 수준이며 특히 작년 하반기부터는 전기차 수요가 급감해 역성장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전기차 시장 안정화 시기까지 보조금 수준을 유지하고, 수요 회복 시까지 충전 요금 할인 특례를 한시적으로 제공하는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성태 한국전기차사용자협회 회장은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유럽은 충전기 1기당 전기차 13대, 중국은 8대, 한국은 1.9대로 우리나라의 충전기 보급률은 높은 편이지만 공공 충전기 고장률이 7~10%에 이를 정도로 충전기 관리가 미흡하다”며 “안정적인 충전 인프라 확보를 위해선 단순히 충전기 수를 늘리기보다는 이미 설치된 충전기를 체계적인 관리하고 선제적인 수요지 조사를 통해 급속충전기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Comments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