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화재, 사용자 우려 불식 위한 2중·3중 안전장치 마련돼야”

24-09-02 14:17    |     Comment  0

전기차사용자협회, 공동주택 전기차 화재예방 방안 공청회

"전기차-배터리-충전기 간 2중, 3중 안전장치 필요" 목소리 대두

AI 기반 CCTV로 골든타임 확보... 초기 대응 시 화재 확산 크게 줄 것

스마트 제어 충전기, 화재 예방의 열쇠... 기존 차량 공유 과제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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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기차 화재 사고로 인한 주민들의 불안이 고조되면서 아파트 단지 내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일부 아파트 주민들이 전기차의 지하주차장 주차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전기차 소유주 등은 이에 반대하며 의견 충돌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난처한 입장에 있는 게 바로 아파트 관리사무소다. 주민들의 안전 우려를 해소해야 하는 동시에, 전기차 소유 주민들의 권리도 보호해야 하는 양면의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전기차 화재 발생 시 가장 빠르게 대응해야 하지만, 명확한 지침이 없어 이에 대한 부담과 책임 또한 안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전기차사용자협회는 8월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공동주택 전기차 화재예방 방안 정책공청회-전기차 화재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기차 사용자, 공동주택 관리소 관계자, 지자체 관계자, 일반 시민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화재에 대한 과도한 우려는 지양해야 하지만, 체계적인 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정확한 정보 제공과 교육, 데이터 기반의 안전 대책 수립이 주민 갈등 해소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첫 번째 발표를 맡은 김용은 한국자동차연구원 센터장은 “전기차 화재 발생 비율은 내연기관차와 유사한 수준”이라며 전기차 화재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경계했다. 다만 “배터리의 열폭주 특성으로 인해 화재 발생 시 진화가 어렵고 확산 속도가 빠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센터장은 “배터리 셀 100만개가 정상이라도 단 1개의 손상이나 제어 실패 등 불량이 생기면 화재가 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전기차 화재를 예방하고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배터리, 충전기 등 모든 요소에서 2중, 3중의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발표에서 한세경 경북대 교수는 “과충전이란 개념은 사실상 없다”며 “배터리 상태는 차량마다 다르기 때문에 과충전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100% 충전 상태가 90% 보다는 분명 나쁘다. 배터리의 높은 SOC 및 전이는 배터리 입장에서 스트레스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 교수는 “배터리 화재의 원인이 되는 덴드라이트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에서 어느 수준 이상일 때 감지하는 등의 기술로는 부족하다. 그동안의 데이터가 중요하다”며 “제조사만 가지고 있는 로컬 데이터 분석이 아닌, AI와 빅데이터를 함께 활용하는 환경에서 배터리 진단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윤창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본부장은 “충전기는 KC 안전확인을 통해 국제 표준, 국내 표준으로 안전을 보장하고 있다”며 충전기 안전성에 대해 설명했다.


최 본부장은 특히 스마트 제어 충전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스마트 제어 충전기는 전기차 충전 중 배터리 상태 정보를 수집하고, 과충전 방지 등 충전 제어에 활용할 수 있다”며 “차량에서 제어가 안 됐을 때 충전기도 능동적으로 충전을 제어해 추가 안전장치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스마트 제어 충전기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인식은 착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현재 운행 중인 대부분의 전기차가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고 있고, 기존 전기차는 제공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 본부장은 “현재 가장 시급한 과제는 전기차에 대한 공포증을 해소하고 국민의 인식을 전환하는 것”이라며 “정부도 이를 인지하고 기존 차량의 데이터도 가져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답했다.


나용운 국립소방연구원 연구사는 전기차 화재 대응에서 골든타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전기차 화재 발생 후 10분 이내인 골든타임에 대응하면 화재 확산을 크게 줄이고 진압 속도를 높일 수 있다”며 이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AI 기반 CCTV 영상인식 기술의 도입을 제안했다.


그는 “현재의 열감지기나 연기 감지기로는 전기차 화재의 초기 감지가 어렵다”며 “AI 기반 CCTV 등의 기술을 통해 관리사무소나 소방서에 즉시 알림이 가도록 하면, 골든타임 내 대응이 가능해져 화재 진압의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현장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한 아파트 관리소장은 “주민들이 전기차 충전기를 지상으로 옮기라고 요구하는데, 이것이 정말 안전한 해결책인지 확신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나용운 연구사는 “전기차 보급이 계속 증가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지상주차만으로 늘어나는 전기차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결국 지하주차장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전기차 화재 예방을 위한 기본적인 설비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소방 당국에서도 이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실효성 있는 화재 예방 및 대응 지침을 개발하고 있다”고 답했다.


토론 말미에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가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인천 청라 사건 이후 아파트 소통 공간이 혼란스러워졌다”며 “입주자대표회의가 신속하게 긴급 회의를 소집하고 서울시와 소방서에 대응 방안을 문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소방서로부터 받은 ‘전기차 화재 시 5분 내 출동 가능’하며 ‘화재 진압 준비가 충분하다’는 답변을 아파트 곳곳에 게시해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려 노력했다”며 “또한 전기차 사용 주민들과의 협의를 통해 90% 충전 제한, 충전 케이블 사용 후 분리 등의 자체 규칙을 마련해 갈등을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출처 : 전기신문(https://www.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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