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스마트 제어 충전기를 내년까지 3배 이상 확대하고 기존 완속충전기 교체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의 기능 개선도 적극 독려한다. 이와 함께 소방장비 확충으로 화재 예방과 대응능력도 높인다.
6일 정부가 발표한 대책에 따르면, 충전량을 제어해 배터리관리시스템(BMS)와 함께 이중 안전장치 역할을 수행하는 스마트 제어 충전기 보급을 확대해 화재예방을 강화한다. 올해 2만기 보급에 이어 내년까지 7만1000기까지 확대한다.
이미 설치된 완속충전기도 사용연한, 주변 소방시설 등을 고려해 스마트 제어 충전기로 순차적으로 교체한다. 우선 내년까지 2만기를 교체하고, 2026년에는 3만2000기, 2027년 이후에는 27만9000기를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스마트 제어 기능이 탑재돼 있는 급속충전기는 올해 3100기에서 내년에는 4400기까지 공동주택·상업시설 등의 생활거점별로 보급을 늘려 충전기의 안전성과 전기차 소유주의 충전 편의를 높일 예정이다.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화재 발생 시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앞으로 지하주차장 내부 벽·천장·기둥 등에는 방화성능을 갖춘 소재를 사용하도록 내년 상반기까지 관련법령을 개정한다.
정부는 또 전기차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의 기능을 개선하고, 운전자의 실사용을 늘려 화재 위험성을 사전에 감지할 수 있도록 한다.
현대·기아 등 주요 제작사는 BMS 안전기능이 없는 구형 전기차에는 무료 설치를 추진하고, 이미 안전기능이 설치된 차량은 무상으로 성능을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운전자가 배터리 이상징후를 적시에 확인할 수 있도록 주요 제작사는 BMS 연결·알림 서비스 무상제공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고, 자동차 보험료 할인 제공 보험사를 8개에서 12개로 확대하고 홍보 캠페인을 통해 사용자 확대를 도모한다.
전기차 화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올해 안에 BMS의 배터리 위험도 표준을 마련하고, 내년 상반기부터는 자동차 소유주가 정보제공에 동의한 차량을 대상으로 위험단계인 경우에는 자동으로 소방당국에도 알리는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한세경 경북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는 전기차 화재 발생의 주요 요인으로 ‘덴드라이트 현상’을 제시하며 “(배터리 화재는) 충전 과정에서 양극에서 나온 리튬 이온이 음극으로 이동할 때 지나치게 빠르게 가는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정상적이지 않은 형태로 변이하면서 발생한다”며 “클라우드 형태의 서비스형 배터리(BMS as a Service·BaaS)로 배터리 관련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소방장비 확충 등 화재 대응능력 강화도 추진한다.
화재 발생 시 소방당국의 원활한 화재진압을 위해 내년까지 전국 240개 모든 소방관서에 이동식 수조, 방사장치, 질식소화덮개 등 전기차 화재 진압장비를 확대 보급하고, 성능개선을 지속적으로 실시한다. 또 민·관 협업으로 군용기술을 활용해 지하주차장 진입이 가능한 무인 소형소방차를 연내 개발해 내년부터 보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공동주택 등의 전기차 충전시설 위치·도면 등의 정보를 소방관서에 의무적으로 제공하도록 대기환경보전법 등 관련 규정을 개정해 유사시 신속한 화재진압 여건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화재 신고·대응 매뉴얼도 정비한다. 전기차 화재발생 시 공동주택 관계인 등이 소방관서에 즉시 신고할 수 있도록 교육·홍보를 강화한다. 정당한 사유 없이 화재 발생을 소방관서에 알리지 않으면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
손쉬운 신고를 돕기 위해 안전신문고 내에 전기차 항목 신설, 집중신고제 운영 등의 접근성도 개선한다.
정부·지자체·국민의 체계적 대처를 위해 ‘위기관리 매뉴얼’, ‘전기차 화재 대응 가이드라인’ 등도 수정·보완해 배포할 예정이다.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배터리 내부단락으로 인한 화재위험 등을 낮추기 위해 분리막 안정성 향상을 위한 첨가제 개발과 배터리팩 소화기술 개발 등을 추진하고, 전고체배터리 기술개발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이밖에도 내년부터 BMS 센서 다변화, 알고리즘 정확도 향상, 화재 전 가스배출 감지 및 냉각기술 개발 등을 추진하여, BMS의 화재진단·제어 성능 고도화를 추진한다.
지상·지하 등 전기차 충전시설 위치 변경방안은 화재진압 여건 등을 고려한 관계부처 합동 연구와 전문가 의견수렴 등을 거쳐 추가로 검토할 예정이다.
김성태 한국전기차사용자협회 회장은 “친환경차 보급은 기존의 내연기관차를 대체함으로써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친환경적인 전기차의 확대 보급이 필요하다”면서도 “정부의 이번 대책은 중장기적인 방안에 집중돼 있어 소비자들에게 전기차가 안전하고 편리하다는 인식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는 화재 예방책 시행과 충전 인프라 확충에 더 속도를 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태형 기자
이태형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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