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 삼중 딜레마…리베이트·요금·인프라 해법 없나

26-06-02 14:35    |     Comment  0

전기차 완속 충전 요금의 급등 원인과 해법을 논의하는 국회 토론회가 27일 열렸다.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는 전기차 이용자와 충전사업자(CPO), 아파트 관리자, 정부 관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석해 복합적인 구조적 문제를 짚었다. 올해 전기차 신차 비중이 25%에 육박할 만큼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충전 인프라를 둘러싼 갈등도 함께 심화하는 양상이다.


◆아파트 영업 현장의 리베이트 관행 도마에


토론회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으로 부각된 것은 아파트 단지 영업 과정에서 공공연하게 오가는 불법 리베이트 관행이었다. 김성태 한국전기차사용자협회 회장은 실제 현장에서 사용되는 ‘충전기 배당 제안서’를 직접 공개하며 충격적인 실태를 폭로했다. 김 회장은 “영업사원들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입대위)에 충전 요금 중 일부를 리베이트로 돌려주겠다고 제안하고 있다”며 “충전기 1대당 영업비가 150만 원까지 치솟아 부르는 게 값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용자가 내는 충전 요금에 이러한 과도한 음성적 비용이 반영되면서 요금 급등을 부추겼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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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10년간 활동한 한 충전기 영업회사 대표 역시 “2021~2022년 대기업을 포함해 수십 개의 사업자가 시장에 뛰어들고 2% 의무 구축이 시행되면서 과열 경쟁이 시작됐다”며 “수백 대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를 수주하기 위해 수억 원의 영업비를 책정하고, 이 중 상당수를 ‘발전기금’이라는 명목으로 입대위에 리베이트로 제공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고 증언했다. 심지어 외부에서 만나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 입대위 회장도 있었다는 폭로도 이어졌다.


반면 장수백 휴맥스 그룹장은 이 같은 인식에 반박했다. 그는 “현재 킬로와트당 310~320원의 충전 요금에 리베이트 비용이 녹아 있다는 주장은 잘못된 진실”이라며 “한전의 계시별 요금 체계와 원가 구조는 모두 공개돼 있고 기후부도 이를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기차 100만대 보급까지 15년이 걸리는 동안 충전 사업으로 단 한 번도 수익을 낸 적이 없다”며 “매달 인건비와 운영비를 감당하면서 사업을 이어온 CPO 사업자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인식 자체가 부당하다”고 호소했다.


우재준 의원은 “리베이트 문제는 형사 처벌로 해결해야 할 성격의 범죄”라며 “이로 인해 전기차 보급 자체가 위축되거나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직영 비용·화재 불신·요금 갈등…충전 생태계 ‘사면초가’


강은택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실장은 아파트가 직접 충전기를 운영하는 직영 방식으로 전환할 경우의 부담을 짚었다. 그는 “열화상 카메라 설치, 책임보험 가입, 안전 관리자 선임 등 각종 규제가 도입될 때마다 비용이 고스란히 관리비로 전가된다”며 현장 적용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한 제도 설계를 요구했다.


표광열 한국전기차사용자협회 운영위원은 화재 우려로 지하주차장 충전기 사용을 금지한 아파트 사례를 소개하며 “불명확한 화재 원인 규명이 충전 인프라 활용을 방해하고 결국 사업자 손실과 요금 인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판규 기후에너지환경부 과장은 CPO 원가를 직접 분석해 충전 요금을 kWh당 324원에서 290원대로 조정하는 개정안을 마련했으나, 사업자와 이용자 양측 모두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전 서비스 질을 높이고 요금을 합리화해 이용 빈도를 늘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지금으로선 유일한 대안”이라며 요금 표시제 도입, 반기 1회 점검, 원가 연동 요금제 등 제도 개선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종선 법무법인 지평 고문은 “충전 사업자들이 정상적인 수익 구조를 갖춰야 서비스 품질이 유지될 수 있다”며 보조금 정책과 사업자 수익성 간의 균형점 모색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충전기 설치 급감…“연말 충전 대란 우려”


현장의 투자 위축이 인프라 공급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됐다. 이훈 에바 대표는 “올해 4~5월부터 충전기 출하가 사실상 멈췄다”며 “리베이트 논란으로 영업이 어려워지고 기후부의 완속 요금 인하 방침까지 겹치면서 신규 투자(충전기 설치)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고 전했다.


그는 “전기차 신차 판매가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넘어선 지난해에도 신규 충전기 설치 수는 오히려 퇴보했다”며 “올해 최소 10만대 이상의 충전기가 보급돼야 하는데 이 같은 침체가 계속된다면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충전 대란이 반드시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재준 의원은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의무 구축 비율을 현행 2%에서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세경 경북대 교수는 "단순한 요금 인하나 운영 방식 전환을 넘어 V2G(차량-전력망 연계) 등 새로운 수익 구조를 위한 시장 환경 조성이 더 본질적인 해법"이라며 논의를 마무리했다.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공동 서약식'에서 국내 주요 충전사업자들이 리베이트를 근절하고 공정하게 경쟁하겠다고 서약했다. [사진=오철 기자]

한편 이날 토론회 이후 한국전기차사용자협회 주관으로 국내 주요 충전사업자들이 참여한 ‘리베이트 근절 클린 서약식’이 열렸다. 사업자들은 “어떠한 형태의 부당한 리베이트도 근절하고 가격과 서비스, 기술력으로 정당하게 경쟁하겠다”고 공개 서약했다.


출처 : 전기신문(https://www.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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