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충전 점검] 사업자 바뀌니 요금 깜깜이 인상...편의 실종

26-06-02 12:59    |     Comment  0

전기차 충전 운영사업자가 바뀌면서 완속 충전 요금이 오른 사례가 또다시 나타났다. 사업을 양도한 사업자와 넘겨받은 사업자 모두 소비자에게 충전 요금 인상 사실을 현장에서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 결국 소비자는 아파트, 쇼핑몰 등 생활 거점에서 더 비싼 충전 요금을 마주할 수밖에 없어 소비자 편의가 실종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서울 서초구 신세계 강남점 3층 데크 주차장에서는 기존 스파로스EV가 운영하던 완속충전기 50기가 차지비로 전환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기차 충전소 위치를 알리는 이정표에는 여전히 스파로스EV 로고가 표시돼 있었지만, 충전소에 도착해보니 차지비 로고가 새겨진 스티커가 기존 스파로스EV 로고 위에 부착돼 있었다. 차지비 측은 해당 충전소가 이미 스파로스EV에서 차지비로 전환 완료됐다고 밝혔다.


문제는 충전 요금이다. 스파로스EV가 운영하던 해당 완속충전기의 회원가 기준 요금은 ㎾h당 299원이었지만 차지비로 전환되면서 ㎾h당 319원으로 올랐다. 전기차 사용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는 완속충전기 요금 300원선을 넘긴 셈이다.


차지비와 스파로스EV 측은 4월 말부터 각각 모바일 앱 공지사항을 통해 충전기 사업자 전환 사실을 알렸다. 차지비에 충전사업 양도를 결정한 스파로스EV 측은 "더 나은 전기차 충전 환경과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서비스 운영사가 차지비로 변경된다"고 밝혔고 차지비는 "스파로스EV 전기차 충전기가 현재 차지비로 순차 전환 진행 중"이라고 공지했다.


스파로스EV 사업을 운영했던 신세계아이앤씨 관계자는 5월 4일 블로터와의 통화에서 "서비스 요금 체계는 GS차지비 정책을 따를 예정이지만 기존 고객의 충전 서비스 연속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고객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세계아이앤씨는 이 같은 입장을 밝힌 뒤 약 한 달 동안 소비자의 요금 인상 불편을 줄일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스파로스EV 충전사업을 차지비로 넘겼다. 신세계 강남점 데크 주차장에 위치한 완속충전기에는 차지비 차원의 요금 인상 안내문도 부착되지 않았다. 소비자는 결국 스파로스EV와 차지비 앱에 각각 접속해 완속 충전 요금을 직접 비교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안게 됐다.


차지비 측은 자체 충전 요금 정책에 따라 스파로스EV로부터 넘겨받은 충전기를 운영하고 있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요금 인상에 따른 소비자 불편을 완화할 별도 전략은 아직 마련하지 않은 상태다. 스파로스EV는 신세계 계열사가 운영했던 만큼 충전 요금에 대한 신세계포인트 적립이 가능했지만, 차지비 전환 이후에는 신세계포인트 적립 등 기존 부가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스파로스EV 측도 기존 회원의 차지비 회원 전환 시 제공할 별도 혜택 방안을 마련하지 않았다. 결국 소비자는 별다른 보상이나 편의 개선 없이 차지비의 충전 요금제를 따라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전기차 충전 사업자 1위로 알려진 차지비는 2024년 GS 계열사였던 지차저를 인수하고 법인명을 'GS차지비'로 전환하는 등 사업 규모를 키워왔다. 하지만 지차저 충전기를 품은 뒤 고객에게 사전 예고 없이 충전 요금을 18% 올리면서 전기차 이용자의 요금 부담을 키웠다는 지적도 받았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4월 29일 전기차 충전요금제 개편안을 공지하며 충전요금을 표지판이나 안내문 등을 통해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깜깜이 요금'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해당 개편안은 6월 9일까지 입법예고된 상태다. 스파로스EV의 차지비 전환은 아직 정부 정책과 법규의 직접적인 제한을 받지 않는 시점에 이뤄진 만큼 소비자 불편이 오히려 더 커진 사례로 볼 수 있다.

김성태 한국전기차사용자협회장은 "충전 사업자가 자금 사정 등으로 전기차 충전기 운영권을 다른 사업자로 넘길 때 기존 충전 요금을 1~2년간 변동 없이 유예하는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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